은행권 프로젝트를 나오고 약 1개월 정도가 흐르고 있다.
이직 후 첫 프로젝트이자 살면서 처음으로 회사에서 지원해준 숙소에서 출퇴근을 하고있다.
중소기업(5명 규모)의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했던 가장 처음 커리어에서 고객사에서 일하거나 재택으로 근무할 때의 생활과 현재의 컨설턴트 생활은 생각보다 많이 유사한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나 혼자 개발자였기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PM이자 대표님이 있었어도 솔루션 제공이나 개발인력으로 참여했을 때 고객사에서 원하는 무언가를 개발하거나 제공하기 위해 내가 직접 고객사분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들을 직접 서베이하여 적용할 수 있었다.
지금에서야 주도적으로 일했던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당시에는 좀 더 배우고 성장하기를 바래왔고, 업무 외 겉치레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을 싫어했다.
물론 어른들이 말하는 MZ 스타일로(요즘 어른들이 사회초년생의 그들과 다른, 혹은 그들의 시선에서 부정적이라고 생각했을 때 MZ라고 표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도 어렸을 때 그런 시기가 없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공동의 생활에서 개인만의 의견을 고집한다는 그런것들이 아니라 대표님이 옆에서 속삭이는 가스라이팅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퇴사를 결정하게 되고 나서 임금 체불이 된 건 사실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던 일이었다. 당시 급여가 현재보다는 많이 적은 편이어서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진행하여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후 받을 수 있었다.)
그와중 감사하게도 규모가 크고, 젠틀한 고객사를 주로 상대하여 나에게 SI 업무 경험 자체는 긍정적으로 남았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나의 전문성을 통해 제공해줄 수 있고, 그로 인한 뿌듯함이 가장 긍정적으로 남아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지금 업무도 내가 초기에 면접을 보면서 입사 전 생각했던 Data Analytics 업무와는 꽤 많이 다르지만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업무에서의 성장과 뿌듯함으로 견디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업무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은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내가 실수할 수 있어도 그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만 오는 것이 아닌, 책임질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며 그 사람이 일과 본인을 위해서일 수도 있으나 나의 요구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 또한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이 회사에 합류하기 전 고민했던 점과 합류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점들이 있다.
고민했던 점이라고 하면 내가 전혀 관심도 가지지 않았었고, 잘 모르는 회계법인에서의 일이라는 것이 가장 컸고, 합류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점은 기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와는 또다른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있는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업무 방식은 내가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합류하기로 결정했던 생각에서는 어느정도 기존 SI에서의 업무 방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과 내가 성장하길 바라는 방향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여기서 배워갈 것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성장에 계속해서 목메는 것 보다는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하고싶은 것들에 조금씩 집중해보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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